베트남 그리기, 여행 풍경을 종이에 담는 법

thumbcard 베트남 그리기

베트남 그리기, 막상 종이를 펴면 무엇부터 담아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풍경은 화려한데 사진처럼 옮기려 하면 손이 먼저 굳어 버리곤 합니다. 저도 여행 사진을 다시 꺼내 보며 여러 번 그려봤습니다.

욕심을 덜어내니, 낯선 나라의 공기가 조금씩 종이 위에 남더군요. 베트남은 한 장면 안에도 색이 많습니다. 오래된 벽, 오토바이, 강물, 사람의 옷차림이 함께 있어 고르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풍경을 고르는 눈부터 선과 색의 순서까지 풀어봅니다. 끝까지 읽으면 사진 한 장을 보고도 그림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글 구성 여행 사진에서 한 장면을 덜어내는 법부터 물가와 골목의 분위기를 살리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그림 뒤에 남는 문화의 결도 끝부분에 짧게 정리합니다.
핵심 정리
하롱베이 풍경을 그리는 장면 정리법
01사진 속 모든 요소를 넣지 말고 핵심 장면부터 고릅니다
02앞쪽 큰 섬 하나와 먼 섬 두세 개로 거리감을 만듭니다
03오래된 벽·오토바이·강물·옷차림 중 중심이 될 요소를 먼저 정합니다

베트남 그리기 전에 장면부터 좁혀야 합니다

베트남 풍경을 떠올리면 많은 분이 하롱베이를 먼저 생각합니다. 바다 위 석회암 섬과 배가 한 화면에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섬을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앞의 큰 섬 하나와 먼 섬 두세 개면 거리감은 충분합니다. 제가 해보니 사진 속 정보를 줄이는 일이 그림의 반쯤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다 넣으면, 오히려 여행의 인상이 흐려집니다.

먼저 사진을 잠시 멀리 두고 보시기 바랍니다. 그때 가장 먼저 보이는 덩어리가 그림의 주인공이 됩니다. 하롱베이에서는 섬의 실루엣이 주인공입니다.

호이안에서는 노란 벽과 등불이 주인공이 되기 쉽습니다. 호이안(Hoi An)의 골목은 작은 물건이 많습니다. 자전거와 간판과 화분을 모두 담으면 그림이 분주해집니다.

그래서 벽 한 면과 창 하나를 크게 잡는 편이 좋습니다. 등불은 세 개쯤만 남겨도 저녁 골목의 기운이 살아납니다.

그리고 싶은 장면 먼저 잡을 요소 나중에 더할 요소
하롱베이 큰 섬의 윤곽과 수평선 배와 잔물결
호이안 골목 노란 벽과 창문 등불과 화분
메콩강 강의 넓은 흐름 배와 과일 바구니
하노이 거리 도로의 방향과 건물 덩어리 오토바이와 사람

메콩강(Mekong River) 풍경은 물 위의 생활이 중심입니다. 배를 정교하게 그리기보다 강의 넓이를 먼저 정하면 편합니다. 강은 아래쪽으로 넓게 비워 두는 편이 좋습니다.

그 빈 공간이 있어야 배와 사람의 움직임도 보입니다. 베트남 그리기에서 사진을 그대로 베끼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림은 기억의 순서를 보여주는 작업에 더 가깝습니다.

순서
베트남 거리 밑그림 순서
1큰 흐름과 건물 덩어리부터 잡기
2창문·등불·배처럼 눈에 띄는 요소 더하기
3전선과 간판은 긴 선과 색 인상으로 간단히 표현하기

연필 선은 정확함보다 리듬을 살립니다

여행 스케치에서 선은 건물의 설계도가 아닙니다. 오래된 벽과 바쁜 거리의 리듬을 옮기는 흔적입니다. 처음에는 연필을 너무 세게 누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틀린 선도 풍경의 일부처럼 남길 여지가 생깁니다. 하노이(Hanoi)의 거리에는 전선과 간판이 많습니다. 이것들을 하나씩 정확히 그리면 금세 지칩니다.

전선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긴 흐름으로 보시면 됩니다. 굵기 다른 선을 몇 번 겹치면 복잡한 거리감이 생깁니다. 간판의 글씨는 읽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네모난 형태와 붉은색, 초록색 같은 인상만 남겨도 충분합니다. 오토바이도 바퀴 두 개를 완벽히 맞추려 하면 어렵습니다. 바퀴의 타원 두 개와 사람의 상체만 잡아도 움직임이 납니다.

직접 그려보면 사람을 작게 넣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건물만 있을 때보다 골목의 크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람은 얼굴을 묘사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자, 어깨, 다리의 방향만으로도 걸어가는 기분이 납니다. 농모는 베트남 풍경에서 눈에 잘 들어오는 소재입니다. 다만 모든 인물에게 같은 모자를 씌우면 장면이 딱딱해집니다.

한 사람에게만 농모를 그리고 나머지는 단순하게 두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 인물에게 모입니다.

표현 유의 사람의 옷차림과 생활 모습을 낯선 장식처럼 다루기보다, 그 장면을 살아가는 사람의 일상으로 바라보는 편이 좋습니다.

여행지에서 본 삶은 그림의 재료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과장하면 그림의 온도가 낮아집니다.

시장이나 수상마을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건보다 사람의 동작을 먼저 관찰하면 장면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한눈에 비교
장면별 중심 요소
항목 장면 먼저 잡을 요소
하롱베이 큰 섬의 윤곽과 수평선 큰 섬의 윤곽과 수평선
호이안 골목 노란 벽과 창문 노란 벽과 창문
메콩강 강의 넓은 흐름 강의 넓은 흐름
하노이 거리 도로의 방향과 건물 덩어리 도로의 방향과 건물 덩어리

베트남 색감은 밝은 색보다 낡은 색에서 시작합니다

베트남 풍경은 빨강과 노랑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실제 그림에서는 두 색을 곧바로 진하게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햇빛 아래의 노란 벽은 한 가지 노랑이 아닙니다.

먼지가 앉은 부분은 갈색에 가깝고, 그늘은 회색빛을 띱니다. 저는 노란 벽을 칠할 때 흰 종이를 일부 남겨 둡니다. 그 빈 자리가 햇빛처럼 보여서 색을 덜 써도 밝아집니다.

물감은 한 번에 진하게 올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옅은 색을 말린 뒤 조금씩 덧입히면 벽의 시간감이 생깁니다. 호이안의 등불은 붉은색만 쓰면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붉은색 옆에 주황색과 짙은 갈색을 조금 섞어 보시기 바랍니다. 등불 아래쪽을 아주 조금 어둡게 두면 둥근 부피가 생깁니다. 빛나는 부분은 색을 더하는 대신 종이를 남겨 표현합니다.

하롱베이의 물은 파란색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흐린 날에는 회색과 초록빛이 섞여 차분한 얼굴을 보입니다. 멀리 있는 섬은 물보다 어둡게 두면 됩니다.

가까운 섬의 아래쪽만 조금 더 진하게 잡으면 깊이가 생깁니다. 미선(My Son) 유적을 그릴 때는 벽돌색이 중요합니다. 붉은 갈색 위에 짙은 갈색 선을 얹으면 오래된 벽의 결이 드러납니다.

이끼는 초록색을 넓게 칠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벽돌 틈에 작은 점과 짧은 선으로 남겨야 담쟁이의 느낌이 납니다.

순서대로 보기
수채화 색 순서
1옅은 색 깔기
색을 한 번에 진하게 올리지 않는다
▼
2말리기
옅은 색을 말린다
▼
3색 덧입히기
조금씩 덧입혀 시간감을 만든다
빛 표현
밝은 부분은 색 대신 종이를 남긴다

물과 하늘은 비워 둔 종이에서 살아납니다

여행 풍경을 그릴 때 물은 자꾸 칠하게 됩니다. 그런데 메콩강이나 하롱베이의 물은 비워 둔 곳이 있어야 넓어 보입니다. 먼저 아주 옅은 회청색을 넓게 깔아 봅니다.

그 뒤에 물결을 하나씩 그리기보다 몇 줄만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배 아래의 그림자는 물보다 조금 어둡게 잡습니다. 이 작은 그림자 하나가 배를 물 위에 띄워 줍니다.

수상인형극은 물을 무대로 삼는 베트남의 독특한 공연입니다. 홍강 유역 농민들의 삶과 수확의 기쁨에서 이어진 문화로 전해집니다. 이 장면을 그린다면 인형보다 수면을 먼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낮은 무대와 물의 반사가 함께 있어야 분위기가 납니다. 물 위에 비친 색은 원래 물체보다 흐립니다. 붉은 옷이 있다면 아래 반사는 선명한 빨강보다 탁한 분홍으로 두는 편이 좋습니다.

하늘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름을 흰 물감으로 덮기보다, 처음부터 종이를 남겨 두면 훨씬 맑아집니다. 하늘과 물을 다 칠한 뒤에는 숨 쉴 곳이 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림도 비움이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빈 종이를 믿어 보면 됩니다. 덜 그린 자리에서 여행의 습기와 빛이 오히려 살아나지요.

베트남 그리기 5

사진 한 장을 그림으로 바꾸는 실제 순서

그림을 시작하기 전 사진을 한 번 복사해 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원본 사진 위에 선을 그으며 구도를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사진을 가로와 세로로 나눠 봅니다.

가장 큰 덩어리가 어느 칸에 있는지 보면 화면이 안정됩니다. 첫 단계에서는 연필로 큰 윤곽만 잡습니다. 이때 창문, 사람, 오토바이 같은 작은 것은 잠시 잊는 편이 낫습니다.

둘째 단계에서는 가장 어두운 곳을 찾습니다. 처마 밑, 문 안쪽, 배 아래처럼 그림의 뼈대가 되는 자리입니다. 셋째 단계에서 가장 밝은 곳을 남깁니다.

햇빛 받은 벽, 하늘, 강물의 반사광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그 다음에야 중간색을 채웁니다. 밝음과 어두움 사이가 이어지면 풍경이 평면에서 빠져나옵니다.

마지막에는 작은 이야기를 하나만 더합니다. 의자 위 모자, 벽 앞 자전거, 강 위 바구니 같은 소재면 좋습니다. 이야기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작은 소재가 많아지면 처음에 잡았던 주인공이 밀려납니다. 베트남 그리기는 낯선 풍경을 정확히 복사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내가 오래 바라본 한순간을 고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사진이 조금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흐린 사진에서 단순한 형태를 찾는 연습이 잘되기도 합니다.

핵심 정리
베트남 풍경을 살리는 마무리 원칙
01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먼저 잡고 중간색을 채운다
02의자 위 모자처럼 이야기를 담은 작은 소재는 하나만 더한다
03오토바이는 앞쪽 두세 대만 그리고 뒤쪽은 타원과 짧은 선으로 줄인다

베트남 그리기에서 자주 묻는 질문

Q. 사진을 보지 않고도 베트남 풍경을 그릴 수 있습니까?

A. 가능합니다. 다만 처음에는 사진을 보며 형태를 익히는 편이 좋습니다. 기억만으로 그릴 때는 색이나 분위기를 자유롭게 바꿔도 됩니다.

Q. 수채화와 색연필 중 무엇이 더 쉬운가요?

A. 처음이라면 색연필이 수정하기 편합니다. 물의 번짐과 햇빛을 표현하고 싶다면 수채화도 좋은 선택입니다.

Q. 오토바이가 많은 거리는 어떻게 단순하게 그리나요?

A. 모든 오토바이를 그리지 말고 앞쪽 두세 대만 잡습니다. 뒤쪽은 작은 타원과 짧은 선으로 처리하면 거리감이 납니다.

Q. 호이안 등불은 어떤 색으로 칠하면 좋습니까?

A. 노랑, 주황, 붉은 갈색을 차례로 써 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밝은 부분은 종이색으로 남기면 불빛이 과해지지 않습니다.

Q. 수상인형극 장면도 풍경화처럼 그릴 수 있습니까?

A. 그릴 수 있습니다. 인형의 자세보다 수면의 반사와 무대의 어둠을 먼저 잡으면 공연의 분위기가 잘 살아납니다.

Q. 그림을 망쳤다고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하나요?

A. 조금 떨어져서 보고 가장 거슬리는 한 곳만 고쳐 봅니다. 여러 곳을 동시에 손보면 처음보다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베트남 그리기는 유명한 풍경을 많이 넣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마음에 남은 빛 하나와 선 하나를 고르는 데서 시작합니다.

하롱베이의 물, 호이안의 벽, 시장의 사람을 천천히 바라봐 보시기 바랍니다. 베트남 그리기 한 장이 여행의 기억을 오래 붙들어 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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